대한민국을 미궁에 빠뜨렸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이 33년 만에 해결됐다. 범인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던 이춘재가 맞았다.
앞서 경찰은 화성 사건의 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이춘재의 것이 일치해 그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처제 사건으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춘재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이 접견 조사를 시작한 초기 때만 하더라도 그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가 대면 조사가 한창 진행된 지난주 중 경찰에 돌연 화성사건의 범인이 본인이 맞는다고 실토했다.
굳게 닫혀있던 그의 입을 연 것은 DNA 일치 결과였다.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던 이춘재는 “DNA 증거가 나왔다니 어쩔 수 없네요. 내가 언젠가는 이런 날이 와서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어요”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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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을 시작한 이 씨는 모방 범죄로 드러나 범인이 검거된 8차 사건까지 포함한 화성사건들은 물론 전혀 다른 5건의 살인까지 모두 14명을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강간과 강간미수 등 성범죄는 30여건이나 저질렀다고 진술해 조사하던 경찰을 아연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일부 범행이 이뤄진 장소를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하는 등 범행 당시 상황을 꽤 상세하게 묘사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화성사건 이후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부산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 씨를 9차례나 원정 대면조사 했다.
경찰은 초기 조사에서 주로 이 씨와 라포르(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데 공을 들였다.
어느 정도 라포르가 형성됐다고 판단한 순간 경찰이 꺼낸 DNA 카드에 결국 이 씨는 30여년간 숨겨왔던 자신의 악행을 줄줄이 털어놨다.
경찰은 지난주 국과수로부터 4차 사건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도 이 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으나, 이씨는 4차 사건 감정 결과를 전달받기 전에 이미 심리적 방어벽이 무너지면서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2일 브리핑에서 “라포르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 씨가 지난주부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임의로 자백하기 시작했다”며 “본인이 살인은 몇건, 강간은 몇건이라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가 자백했지만 오래전 기억에 의한 자백인 만큼 당시 수사기록 등을 토대로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 씨는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온라인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